세상에 여러 직업이 있지만 정말 숭고한 직업 중 하나가 소방관입니다. 온몸으로 화마와 싸우며 불을 끄고 생명을 구하고...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안타까이 희생되는 소방관들과 가족들이 겪는 고통... 생각할수록 숙연해집니다. 소방관을 테마로 한 이 책 <소방관을 부탁해>를 쓰게 된 동기도 참 먹먹합니다.

이 책의 기획은 소방 용품을 재활용하여 물건을 디자인하는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소방복과 소방 호스로 가방이나 지갑 등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는 친구가 가방을 디자인했는데, 사연이 기가 막힙니다. 화재로 남편을 잃은 소방관의 아내가 남편의 소방복으로 가방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한 것입니다. 어린 아들이 아버지를 계속 기억할 수 있도록 아이에게 주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연에 감동한 이 책의 기획자는 아이의 가방에 소방관 아버지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 책을 선물로 넣어 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아이가 쓰던 가방이 다 닳아도 아버지의 이야기는 계속 남기를 바라면서... 이야기에는 그런 힘이 있으니까요. 

이 아름다운 기획에 8명의 소설가가 함께했습니다. 소방관들의 피와 땀과 눈물을 소설로 엮은 이들은 소설가, 소방관처럼 보이지 않는 구석에서 '마음에 난 불을 끄는 사람들'입니다. 일명 '마음의 구조자'들입니다. 8명의 소설가는 저마다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인터뷰를 하거나, 자료를 모으면서 1년을 보냈습니다. 혹여 소방관과 유가족의 마음이 다칠까봐 마음을 졸이며 한 글자 한 글자 써낸 이야기 모음입니다. 

소방관 테마소설 <소방관을 부탁해>



저자와 제목
김강 - 그는 집으로 돌아와 발을 씻는다
권제훈 - 우리 동네 소방관은 마동석
박지음 - 소방관을 부탁해 
도재경 - 마인드 컨트롤
이준희 - 루디
고요한 - 당신의 하늘에 족구공을 뻥 차올렸어
장성욱 - 밤에게
유희란 - 어제의 눈물, 그로부터

소방관은 남을 위해 늘 의로운 일을 하면서도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삽니다. 특히 가족들에게는 언제나 미안해서 늘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온몸이 녹아내릴 만큼 힘겹게 화마와 싸우고 와서도 집이 더렵혀질까봐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화장실로 들어가 먼저 몸부터 씻고 나옵니다.  

가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이 있는 것은 좋지만, 언제나 위험과 함께하는 일이다 보니 항상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언제나 "오늘도 무사히" 귀가하기를 기도하며 보내고, 몸 성히 돌아온 것을 감사하며 맞이합니다. 

소방관은 누구나 마음 속에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화재 진압을 하면서 겪는 여러 가지 험한 모습으로 충격을 받기도 하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애썼더라면 한 생명을 구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자책과 죄책감에 고통스러워하고, 밤마다 화염 속에서 화재 진압하는 악몽에 시달리며 편한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불의의 사고로 소방관인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아픔 또한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한 가정의 든든한 기둥인 가장이기도 하고, 너무나 사랑하는 아들이기도 하고, 너무나도 보고 싶은 남편이요,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는 소방관들에 대한 애정과 존경, 희망의 감정들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기쁘고 슬픈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박용주 나주소방서 서장은 이 이야기들이 많은 이들의 마음에 가 닿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소방관 테마소설 <소방관을 부탁해>



<소방관을 부탁해>를 쓴 박지음 작가의 말 
"나는 내 소설로 그들 모두가 영웅 무리 중의 영웅임을 말해 주고 싶었다.  
내 소설을 소방관이 읽게 된다면 잠깐만이라도 자부심을 느꼈으면 한다.
일반 독자가 읽는다면 영웅은 멀리 있지 않고, 당신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언제나 불 속으로 뛰어드는 당신의 용기에 감사를 보낸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발을 씻는다>를 쓴 김강 작가의 말
"소설 속 몇몇 구체적인 사건과 상황을 바꾼다면 나와 너, 우리와 그들의 삶을 떠올릴 수 있다.
여느 삶이 모두 그렇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어쩌면 우리는 대부분의 삶에 대해 자 알고 잇는지도 모르겠다. 하여,  
당신의 삶에 박수를
우리의 삶에 사랑을
모든 삶에 존중을"

권제훈 - <우리 동네 소방관은 마동석>
<우리 동네 소방관은 마동석>은 화재 진압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는 소방관의 이야기이다. 별명이 마동석인 소방관은 트마우마로 현장에서 근무하지 못하고 시골 바닷가 한적한 마을에서 지내고 있다. 할머니 집에 내려와 살고 있는 꼬마 아이와 놀아주게 되면서, 시골 동네 사람들과도 친해지고 그 가운데서 서서히 마음을 달래 가게 된다.  
한때 "119구조대"라는 TV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다. 그때 어린아이들 중 열 명 중 아홉은 모두 나중에 크면 소방관이 되겠다고 하였다. 그런 꼬마들 중 한 아이와 같은 은규는 스파이더맨, 마동석 소방관은 파이어파이터가 되어 서로의 상처를 씻어 나간다. 

지금도 밤잠을 설쳐 가며 근무하고 있는 소방관들, 그 가족들, 그리고 유가족들 모두에게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모든 독자들이 소방관들과 그 가족들의 애환을 조금이나마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하고 감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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