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고전이 많은데 사사오경을 차치하고 듣보잡인 생경한 책이라니 하며 의아하시겠지요? 사실 저도 이런 책이 있는 줄 안 게 마흔도 훨씬 넘어서였던 거 같습니다. 그저 제목을 보고 궁금증이 생겨서 펼쳐보게 된 책이지요. 도서관에서 보게 된 책도 아니고, 바자회였나? 아무튼 누군가가 읽고 나서 아나바다로 내놓은 것이 어찌어찌하여 제 손에 들어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신음어> <呻吟語>라? 말로 하면 시원할 것을 속으로만 앓듯이 끙끙거리며 내뱉지 못하는 말인 거 같은데, 도대체 왜 무슨 말을 그리 못하는 것이었을까요? 정치인, 리더들이 꼭 읽고 깊이 명심하는 책이 되기를 바라 추천하는 도서입니다.
저자: 여곤
편역: 안길환
편역자의 말:
저자인 여곤은 호가 여신오이다. 그는 중국 명나라 만력 연간 16세기 말경 도읍에서 관직에 있다가 쫓겨나다시피하여 북방 변두리 지역으로 파견되었다. 산서성 오지에서 매우 신경을 곤두세우며 근무한 듯하다. 이 때가 40이 넘어 50대 후반까지였으니 마음속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겠다 싶다.
산서 지방은 내정뿐 아니라 대이민족정책상으로도 요충지이며, 기울어가는 왕조의 대언자 역할도 했어야 할 것이니, 신음도 저절로 났을 것이다. 산서 지방은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곳으로 상업 경제, 유통 경제의 요충지이기도 했다. 그런 곳에서 무거운 책임을 떠맡았던 고급 관료로서의 고충을 문장으로 기록한 것이 이 <呻吟語(신음어)>이다.
<呻吟語(신음어)>는 내편, 외편 등 2편 6권으로 되어 있는데 6권은 예, 악, 사, 어 서, 수의 6집이다. 이 가운데서 현대인들, 특히 공직에 몸담고 있는 이들을 위해 귀감이 될 만한 구절들을 발췌하여 의역하고 해설을 곁들였다.
이 책을 대하는 독자들에게 인격 수양과 국가 경영, 공복으로서의 의무 이행 등에 다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하늘이 관료를 낸 것은
결코 술과고기를 담는 부대로
만든 것이 아니요,
비단을 걸어 놓는 옷걸이로
만든 것이 아니다.
또 하늘이 백성을 낸 것은
결코 관료를 위한 고기나 생선으로
만든 것이 아니요,
정부의 창고를 채우기 위해서
만든 것은 아니다.
반성하면 반성할수록
부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
목차:
제1장 자기계발과 보신을 위하여
제2장 향학과 정신 함양을 위하여
제3장 큰 뜻을 품고 실행에 옮기기 위하여
제4장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기 위하여
제5장 자신의 천운을 현명하게 받아들이기 위하여
제6장 큰일을 해내는 큰인물이 되기 위하여
제7장 인내와 적응의 생활을 위하여
제8장 좀더 큰 그릇으로 다듬어 나가기 위하여
"하급 관리가 이러할진대
고급 관리는 어떠했겠는가.
벼슬아치가 공무에 충실치 못하다면
백성들의 혈세를 도둑질하는 것이며,
공직자가 사복을 채운다면
그것은 국민들을 강탈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현재에 만족하면 굴욕을 당하지 않는다.
중도에 그칠 줄을 알면 위태로운 일도 없다.
오래도록 자신을 보존할 수도 있으리라.
*마음에 호를 파라.
입에는 문짝을 달아라.
*벼슬아치가 공익에 힘을 쓰지 않는다면 큰 도적일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배운다'라는 것이라고 한다.
사랑하고 아쉬워하며 소중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오늘이라는 하루를
그저 마음 내키는 대로 살면서 만족하고 있다면
그것은 시간, 현재, 지금이락 하는 순간의 삶을
포기한 것과 같다."
* <순자>에 이런 말이 있다.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다."
배는 물의 상태에 따라 안정되기도 하고, 전복되기도 하는 것처럼 군주의 자리도 백성들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안정되기도 하고 전복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군주가 자기 자신을 안정된 위치에 앉아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백성들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그것이 곧 자신의 일임을 자각하여 그 원하는 바를 들어줌으로써 백성들의 신뢰를 받도록 해야 한다.
그럼 군주가 백성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순자>는 다음 3개 항목을 들고 있다.
1. 공평한 정치,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하도록 마음 쓸 것
2. 사회의 규범을 존중하고 훌륭한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할 것
3. 현인을 등용하고 유능한 인물을 발탁해서 일을 시킬 것
*남을 논박할 때는 오블라토에 싸라
도리를 설파하려면 철저하게 설파하라.
업무에 대해서 말하려면 적절하게 조언하라.
그러나 남을 논박할 때에는 다소 모자랄 정도로 하라.
너무나 분명하게 비난당하면
그 누구도 견디어내기 어렵다.
그러므로 군자는 호되게 추궁하지 않는 법이다.
깡그리 폭로하지는 않는다.
뒤집어쓸까하여 겁을 내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후회하되 잘못을 숨기며 체면을 지킬 기회를 주는 것, 이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이제 그만 힘겨루기식 정치를 지양하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애민의 마음으로 덕치에 힘써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관리들이 신음해야 마땅하거늘
국민들이 신음하고 있는 이 마당~
들리지 않는지? 국민들의 신음어가!!!